최근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중국 비료업계에서는 요소 수출 제한이 길게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다시 나타날까 걱정이 됩니다. 요소수 사태 이후 정부에선 공급선 다변화 정책을 얘기했지만 현재 중국 산 요소에 대한 수입률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또다시 요소수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네요. 오늘은 요소수란 무엇이며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1. 요소수란?
요소의 수용액, 흔히 애드블루(AdBlue®)라는 상표명으로 불리며 다른 명칭으로는 'DEF(Diesel Exhaust Fluid)', 'Urea'라고 부르기도 한다. 32.5%의 요소(CO(NH2) 2)와 67.5%의 정제수로 구성되어 있다.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 내연기관의 배기가스의 후처리 장치인 선택적 촉매 환원 장치의 동작에 필요한 질소산화물(NOx) 환원제를 가리키는데, SCR 장치는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촉매로 사용해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요소수는 본래 차량의 구동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 오염 문제에 따른 가스 배출 제한 때문에 유럽 연합의 배출 가스 기준에 준하는 환경규제를 시행 중인 국가들에서는 요소수가 떨어지면 기름이 떨어진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요소수를 넣기 전까지는 시동을 다시 걸 수 없으며, 시동이 그대로 꺼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디젤차 운전자한테는 제2의 연료처럼 취급되고 있다. 요소수가 없어도 운행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경우도 있으나, 이는 불법 개조 및 배기가스 배출 법규 위반이다. 이렇게 디젤 자동차를 사용하는 운전자들에겐 필수 소모품이다 보니 최근 요소수 소요량이 급증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 전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자원의 무기화가 발생되기도 한다.
2. 요소수 대란... 발생 원인?
주로 농업용, 산업용, 경유(디젤) 차량용으로 쓰이는 요소는 경제성 때문에 2010년대 초부터 중국 내의 석탄으로부터 주로 생산되어 왔다. 그런데 2021년 중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석탄과 더불어 요소 등 석탄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물질의 생산과 수출을 통제했다. 이에 세계적으로 요소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특히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던 대한민국에서 일시적으로 요소 및 요소수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요소수 대란 문제의 시작은 요소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이다. 2008년, 유럽 배출 가스 기준의 유로 4 등급부터 일부 대형 화물차 등 고출력 디젤 엔진에 SCR이 적용되면서 요소수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따라 중·소형 화물차에까지 확대되어 적용됐기 때문에 사실상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경유(디젤) 차에 있어서 필수화(의무화)됐다. 요소수는 요소와 정제수의 혼합이며, 이는 만들기 쉽고 한국도 생산 설비가 있다. 문제는 요소다.
중국의 석탄 생산 감축으로 요소 생산-수출의 감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중국은 세계의 절반에 해당하는 자국 내 석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감축시키는데, 반면 석탄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녹색성장의 선도국임을 뽐내겠다며 "푸른 하늘 계획(청천계획)"을 시작하고 석탄 생산을 줄인다. 또한 호주-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중국에 호주산 석탄이 들어오지 못하거나 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쿠데타 또한 석탄 수입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내부에서는 21년 산시 성 대홍수로 중국 내의 석탄 채굴장들이 침수당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 상기 이유로 인한 석탄 부족은 전기 생산과 겨울철 가정 난방, 화학 산업에 차질을 불러왔다. 게다가 국제 요소 비료 가격이 계속 오르자 중국 업체들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요소 비료를 수출하면서 요소 재고량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수출입 통관 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를 통해 2021년 10월 11일, 요소를 포함해 29개 화학 비료 관련 원료 품목들에 대해 검사 절차를 추가하는 규제를 신설했으며 2021년 10월 15일부터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3. 요소수 대란. 유독 한국의 피해가 큰 이유
1) 높아진 SCR 장착 경유(디젤) 차량의 비중
대형 화물차에서 주로 적용됐던 SCR방식이 점진적으로 마이티 등의 중형급, 심지어 2020년 식부터 포터, 봉고, 스타렉스(스타리아)등 소형급 차량에까지 적용되는 등 필요층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디젤 화물차의 60%, 전국 노선버스 총 5만 대 중 2만여 대가 요소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2) 요소수의 중요성과 그 인식의 부재
요소수는 SCR 장착 차량, 특히 산업 현장에서의 대형 상용 차량에 있어서는 경유를 주유할 때마다 매번 같이 상당량을 넣어줘야 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기름과 같은 국가적 핵심 필수재에 가까운 존재다. 그러나 이번 요소수 대란이 주요 뉴스데스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때까지 한국에서 요소수가 필요한 경유차 오너와 관련 업종 종사자를 제외하면 실생활에서 직접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요소수’의 존재와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3) 원자재의 국내 생산 중단
요소수 대란의 원인 중 가장 첫 번째는 한국 기업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2011년 요소의 국내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요소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도 국내 생산을 중단한 뒤 전량 수입으로 공급 방침을 전환했다. 국내 생산보다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는 계산에 따른 방침이었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요소수의 전략적 가치를 진작에 파악하여 요소 및 암모니아의 자체 생산을 포기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바로 옆 나라 일본만 해도 요소수의 전략성을 깨닫고 자국 내 암모니아 공급 비중을 77%로 늘려 현재 한국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충분히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 물자를 단순히 경제적 이해에 따라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고, 유사시에 대비하여 비축해놓지도 않아 공급 중단에 대처할 수 없게 만들었다.
4) 매우 높은 대중국 수입 의존율 및 다원화되지 않은 요소 수입처
요소수 대란의 원인 중 가장 두 번째는 중국 수입의 지나친 의존도 때문이다. 전체 수입량의 97.6%를 중국에 의존했기 때문에 매우 큰 타격을 입었다. 다만 타 요소 생산/수출국인 카타르,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등도 수출금지를 결정한 상황이라, 수입처 다원화를 했더라도 지금처럼 수입에만 의존했다면 결과는 비슷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제2의 요소수 대란 다시 올까?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비료 생산업체들에게 요소 수출 중단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중국 대형 비료 생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새로운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중국 최대 요소 생산 수출 업체 중눙그룹(CNAMPGC)은 “최근 국내에서 요소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내 공급을 뒷받침하고 가격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수출 선적을 줄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요소 가격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중국 정저우상품시장의 요소 선물 가격은 지난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 폭등했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요소 선물의 톤당 평균 가격은 2356위안(약 43만 원)으로, 지난 6월 12일(1649위안)에 비해 크게 올랐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 제한에 나설 경우, 중국산 요소 비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에서 요소와 요소수 등 관련 상품의 부족 현상이나 가격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한국은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을 겪은 바 있다. 한국은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차 비중이 높은 데다 요소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외교 당국과 중국 관련 당국은 본 건에 대해 특별히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요소수 공급이 또다시 원할치 않을 경우 물류 대란과 같은 이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번 기회에 요소 공급 국가 다변화 및 국내 요소 생산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오늘은 요소수 대란 및 수급 과련 이슈를 살펴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과 공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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